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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쯤 일어나 오늘 일정과 짐을 정리하고 게스트하우스 주방에서 구운 식빵과 콘프레이크에 우유를 말아서 잘 넘어가지 않는 목구멍으로 대충 먹었다. 다리와 허리가 심상찮다. 허리와 등쪽에 통증이 있고, 무거운 가방을 메서 그런지 어깨도 아프다. 왼쪽 다리의 오금은 여전히 통증이 있어 계단 오르내리기에 불편하다. 자전거를 맡겨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행할까 생각하다가 마땅치 않아, 가방속의 짐을 먼저 해결하는 게 나을 듯해서 가까이에 있는 속초고속버스터미널로 향했다. 광명KTX역으로 가는 16:20분 버스를 예약한 뒤, 지갑, 사진기와 간단한 필기도구를 제외한 모든 짐을 물품 보관함에 쑤셔 박아 두었다. 이제 훨씬 낫다.

오늘 일정의 대부분은 석호를 둘러보 것이다. 엑스포 공원에 있는 타워에 올라 속초 시내 가운데 있는 청초호를 전망한 후 영랑호를 둘러볼 예정이다. 그리고 드라마 촬영지과 아바이 순대로 유명한 아바이 마을에서 늦은 점심을 먹은 후 버스에 몸과 자전거를 실을 생각이다.


* 석호란 무엇인가?

해안에 위치한 작은 만의 입구가 파랑이나 연안류를 따라 이동한 모래의 퇴적으로 막혀서 만들어진 호수를 '석호(lagoon)'라고 하는데, 특히 침식에 약한 화강암 분포 지역이 많고, 하천의 경사가 급해 모래의 공급이 풍부해 넓은 사빈(sand beach)을 가진 강원도 동해안 지역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강릉의 경포 해수욕장 배후에 위치한 경포호와 향호, 양양의 포매호, 속초의 청초호, 영랑호, 그리고 고성의 송지호, 화진포 등이 바로 대표적인 석호로서 관장지로도 유명하다.

석호는 후빙기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약 1만 8천 년 전 지구상의 마지막 빙하기가 번성했을 때 바닷물의 높이는 지금보다 100이상 낮았었다. 빙하기 이후 급속히 빙하기 녹으면서 바닷물이 상승하면서 하천이 흘러가던 골짜기들에 바닷물이 들어와 크고 작은 만들이 생겨났고, 침식 기준면이 상승하면서 하구에 퇴적작용이 더욱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모래와 같은 퇴적물이 만의 입구를 막아 발달한 지형이다. 


03_coastal01.jpg
석호는 시간이 지나면서 하천에서 흘러들어오는 퇴적물에 의해 메워져 규모가 줄어들고 있으며, 결국에는 사라지게 된다. 근래에는 농경지 개간 및 간척 등으로 인해 호수의 규모가 감소하고 있으며, 오염수의 유입으로 수질이 나빠져서 환경부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 대응하고 있다. 경포호의 경우 최근 석호의 복원을 위해 주변 농경지를 매입해서 다시 호수로 되돌리는 작업이 일부 이루어졌다. 한편 석호는 하천수의 유입으로 일반적인 바닷물보다 염도가 낮은 편이며, 하천의 유량 유입이 증가하는 여름철에는 염도가 더 낮아지나, 갈수기에는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속초에는 청초호와 영랑호가 있다. 청초호를 가장 잘 조망하기 위해서는 엑스포 공원에 위치해 있는 엑스포 타워에 올라가서 보면 좋다. 엑스포 공원은 1999년 강원국제관광엑스포를 위해 조성된 공원이다. 아침 9시에 엑스포 타워에 도착하니 아무도 올라가는 사람이 없어 혼자서 전망대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전망대를 통해서 본 청초호의 모습은 자연적인 석호의 모습을 찾기가 힘들었다. 속초 시내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서인지 주민들과 관광객들을 위한 인공적인 유원지와 항구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사주가 있는 자리에는 도로와 다리가 연결되어 있었고, 그 아래로 배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망대에서는 설악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맑은 날씨지만 연무 때문인지 시계가 좋지 않아 울산바위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자전거를 타고 청초호를 한번 돌아보고 영랑호로 향했다.

03_coastal02.jpg

영랑호는 속초시에 속해 있지만 좀 더 외곽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청초호에 비해 상대적으로 석호의 특징을 많이 볼 수 있었다. 2008년 대한지리학회지에 실린 윤순옥, 황상일 교수외 3명의 논문에 따르면 20세기 동안 영랑호의 면적은 16%정도 감소했으며, 자연적인 석호 형성 조건이 양호하여 잘 보존되어 있지만 1990년대 이후 공원화로 인해 인공 호수화 되면서 호수 면적이 변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답사 첫날 방문한 관동지방의 중심지인 강릉의 경포호는 1960~70년대 경작지와 주택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석호 '주변이 매립되면서 20세기 동안 가장 호수의 면적과 경관이 가장 큰 변화를 겪은 석호라고 하는데, 최근 주변의 농경지를 매입하여 다시 습지로 바꾸는 작업이 일부 진행되었다고 한다. 

03_coastal03.jpg

상대적으로 도시에서 떨어져 위치해 있는 화진포, 향호 등은 비교적 석호의 보존 상태가 양호한 편이라고 한다. 시간과 체력적 여유가 더 있었다면 고성의 화진포와 송지호를 둘러볼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2014년 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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