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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부터 삐거덕거린다. 자전거 헤드라이트가 아파트 문을 나서면서 고정 장치가 부서지고, 며칠 전부터 극성이던 기침은 멈추지 않고, 피곤한 탓인지 잇몸은 살짝 부어있다. 아이들이 잠든 밤 9시 25분 자전거를 끌고 집을 나선다. 1호선 개봉역까지 가는 동안 앞을 제대로 보지 않고 운전하던 그랜저와 부딪칠 뻔 해, 욕이란 욕은 다 해주고 지하철역에 도착해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지하철에서는 맨 앞 1호차에 타서 장애인용 휠체어를 고정하는 바에 자전거를 고정시키고, 바퀴가 움직이지 않도록 자전거 바퀴 밑에 가방을 쑤셔 넣고, 아무도 없는 경로석에 앉아서야 겨우 한숨 돌린다. 나이가 들더니 참 많이 뻔뻔해 졌다. 예전 같으면 비어 있어도 앉지 않을 경로석에 일단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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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 역에서 밤 11시 25분에 출발해 새벽에 도착하는 무궁화호 기차에 자전거를 싣고 동해로 향했다. 이번 자전거 여행을 위해 자전거 타이어를 로드용으로 새로 교체하고, 자전거 짐받이와 패니어(짐받이용 가방)를 구입했지만 짐이 별로 없는 것 같아 그냥 배낭을 메고 가기로 했다. 하지만 출발할 때까지 그것이 고통의 시작이 될지 몰랐다. 기차에서 잠을 자야 할 텐데 옆자리 아저씨의 간헐천처럼 코고는 소리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간간히 기침도 올라와 보온병에 싸온 따뜻한 유자차를 홀짝거려야 했다. 결국 눈을 붙이지 못하고 가방에서 노트를 꺼내 아침 일정을 정리하며 시간을 보냈다.


* 동해 추암, TV 애국가에 나온다는 그 곳으로

새벽 4시쯤 동해역에 도착했다. 오늘 일정은 동해에서 강릉까지 약 60km정도 자전거를 타고 답사하는 것이다. 기차를 타고 가만히 있으면 30분 만에 강릉에 도착할텐데 하는 마음이 나를 유혹했지만, 계획대로 동해역에 자전거를 끌고 내렸다. 고정 장치가 부서진 헤드라이트를 고치기 위해 역무원 누님에게 투명 테이프를 빌려 헤드라이트를 자전거 핸들에 둘둘 감아버렸다. 사실 동해에 내리자마자 좀 걱정이 되었다. 새벽이라 어두운데다가, 동해 추암의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공업지대를 지나가야 하는데, 큰 트럭들이 옆을 지나갈 때는 그 큰 바퀴에 깔릴 것 같은 공포를 상상하게 된다. 역시나 추암 해수욕장까지 가는 자전거 길은 기대했던 것만큼 엉망이고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공포스러워 진땀까지 났다. 

우여곡절 끝에 해뜨기 전에 동해 추암에 도착했다. TV 끝날 때 애국가에 해뜨는 장면이 촬영된 곳이라 그런지, 평일인데도 일출을 담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오신 분들이 많다. 일출보다 해안 침식 지형인 ‘시 스택’과 석회암이 파도에 의해 침식되어 만들어진 ‘해안 카렌’을 촬영하는 게 목적인 나는 그분들과 자리 잡는 곳이 달랐다. 그 분들의 사진 중심에는 해가 있지만, 내 사진의 중심은 지형이 있다. 시 스택은 파도에 의해 침식된 완만한 파식대지 위에 침식되지 않고 남아있는 돌덩이들을 말하는데, 바다(sea)에 있는 돌더미(stack)를 표현한 용어이다. 촛대바위로 불리는 동해 추암도 대표적인 시 스택인데 이곳에 해가 뜨는 모습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더불어 삼척과 동해 지역은 기반암이 물에 잘 녹는 석회암이 많이 분포해 있기 때문에 파도에 의해 침식과 용식으로 형성된 뾰족한 모양의 바위들(해안 카렌)이 여러 해안의 암석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연출한다. 파도의 영향을 많이 받은 하단부가 더 많이 침식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인터넷에서 확인한 일출시간이 지나 수평선 너머가 밝아지긴 했지만 해는 예쁘게 떠오르지 않아 사진 찍는 분들이 투덜거린다. 출발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던 나에게는 더 큰 일이 생겼다. 카메라 액정에 알 수 없는 에러를 알리는 신호가 뜨면서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게 되었다. 할 수 없이 스마트폰으로 일출 사진 몇 장을 찍었다. 정말 시작부터 꼬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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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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